흥천사
 
작성일 : 12-08-17 20:07
우울증…증상 2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 찾아야
 글쓴이 : 흥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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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40대 남성 황 모 씨.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임원 자리에 올라 '성공맨'으로 불리지만 항상 우울하다. 직장에서 하는 일마다 힘들게 느껴졌지만 아내와 직원들에게 부끄럽다는 이유로 항상 강한 모습만 보이려고 애썼기 때문. 그는 결국 정신과를 찾아가 의사에게 힘겹게 '내 인생은 가짜'라고 말했고, 의사는 황 씨에게 우울증 진단을 내렸다.

↑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증상을 숨기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민수 고려대 의과대학 우울증센터장(교수)이 우울증 환자의 우울척도를 판단하고 있다.

우울증은 살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한 상태란 사고과정, 의욕,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우울증 유병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2배가량 높지만 사정은 남성이 더 심각하다. 우울증을 겪는 남성들이 음지에 숨어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사회적 통념 때문에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인정하기 쉽지 않은 데다 가부장적 문화를 체득하며 살아온 남성의 경우, 직장과 가정에서 항상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 쉽다. 남성은 우울증이 심해지면 여성에 비해 더 공격적이고 치명적인 행동을 보인다. 그러므로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빠른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우울증 진단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병력검사와 정신상태검사, 자가보고 형식의 우울척도검사와 의사가 평가하는 우울척도검사, 임상심리사의 심리검사로 이뤄진다. 그 외에 우울한 감정이나 무기력감을 유발할 수 있는 내과적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갑상선호르몬 검사, 뇌파검사, MRI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기 전, 자신의 상태가 우울증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민수 고려대 의과대학 우울증센터장(교수)은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혹은 짜증 △흥미나 즐거움의 저하 △식욕 부진이나 체중 감소 혹은 식욕 증가나 체중 증가 △불면 또는 수면 과다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피로감과 기력 상실 △가치감 상실이나 지나친 죄책감 △사고력과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기도 등의 총 9가지 증상 중 다섯 가지 이상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가족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해

우울증 치료는 상담치료와 약물치료가 함께 이뤄진다.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90% 이상이 약물을 처방받는다. 약물치료 외에 정신치료와 인지치료, 개인관계치료, 행동치료 등 심리사회적치료가 함께 이뤄진다. 우울증 치료와 관련해 '완치'란 표현보다 '관해(2개월 동안 병의 징후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의 표현)'라는 말을 사용한다. 우울증 특성상 증상 기복이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증상이나 성격, 치료 순응도, 스트레스 요인에 따라 관해에 도달하는 시기는 다양하다. 평균적으로 약물치료를 2~3주간 지속할 경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3개월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 예방에 대해 "우울증 치료나 예방에 있어 자신과 가장 친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족의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울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빨리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